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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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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천식(정치76) 전 통일부 차관 인터뷰. 작성자 admin 작성일 2018.03.27
          

-남북정상회담을 어떻게 볼 것인가-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강한 의욕>

남북한은 4월 말 판문점에서 제 3차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북한은 지난 2월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시 특사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대한 답방형식으로 35일 특사를 파견하여 4월말 판문점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과거 남북정상회담 합의과정에 비추어 보면 이번에는 아주 발 빠르게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다고 평가된다. 앞으로 실무협의 과정이 남아있기는 하나 현재 남북한이 처한 상황으로 볼 때 4월 말 정상회담은 합의된 대로 개최될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이나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나 모두 정상회담에 대해 강한 열망을 갖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회고해 보면 전두환 대통령이후 여덟 분의 역대 대통령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었으나 모두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큰 관심을 가졌고, 이를 추진하고자 했다.

대통령들이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열의가 큰 데에는 이유가 있다. 첫째는 상징성이다. 동족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가장 적대적인 관계인 쌍방의 지도자가 만나는 것은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다. 또한 대통령은 분단국의 지도자로서 통일을 추구할 의무가 있고, 그 대상인 북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으며, 그 책임자와 통일의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중요한 책무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남북정상회담이 갖고 있는 이슈 흡인성이다. 남북정상회담이 거론되기만 하면 온 나라가 이 문제로 달아오른다. 남북정상회담은 나라 안과 밖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모든 이슈를 압도한다. 국민의 지지를 모으기도 상대적으로 쉽다. 평화와 통일의 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으로서는 외교와 국내정치를 주도해 나가는데 이 문제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없다. 셋째, 남북한 간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이다.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평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나아가 남북한 간의 민족정체성을 유지하고 공동체를 형성하며, 통일의 기반을 닦아나가야 하는 책무를 지고 있다. 이를 위해 북한과 대화할 필요가 있고 역대 어느 대통령이든 이러한 과제들에 대하여 외면한 적이 없다.

<현 시기 남북정상회담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직면하고 있는 정세는 과거에 정상회담을 했던 때보다도 훨씬 더 엄중하다. 지금은 북한이 핵무기 체계를 완성한 단계이다. 이는 남북한의 힘의 균형이 크게 변했음을 의미한다. 과거 우리가 힘의 우위를 갖고 남북한 관계를 주도하던 때와는 다르게 판이 바뀌었다. 또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가 상징하고 있듯이 북핵문제의 국제화가 심화되어 남북한 관계를 우리의 마음대로 끌고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번 정상회담 개최 합의도 사실상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의지 표명과 연계된 측면이 있다. 국내적으로도 국민들의 생각이 바뀌고 남북한 문제의 정치화가 과거보다 심하다. 이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약화됐음을 의미한다.

남북한 관계는 통일을 지향하는 민족문제이기는 하나 낭만적인 관계가 아니다. 본질적으로 남북한 관계는 상호 국익을 추구하는 현실정치의 문제이다. 남북한의 상호 국익은 상충하는 측면이 많다. 현재 남북한의 국익 중 가장 상충하고 있는 것은 핵문제이다. 북한은 국제냉전 종식 후 줄곧 핵을 개발해 왔고, 지금은 핵보유국임을 주장하면서 우리와 국제 사회에 대해 그 지위를 인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북한이 금년들어와 남북대화에 적극적인 것은 이러한 전략과도 연결돼 있다. 우리는 시종일관 북한의 핵을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으며,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국제사회와 공조했다. 북한은 이러한 우리의 정책에 대해 반북 적대시정책이라고 비난한다. 북한은 이번 특사 방북 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것은 과거에도 해왔던 북한의 주장이다. 북한이 주장하는 군사위협 해소와 체제안전 보장이란 대단히 주관적이며, 그것은 우리의 안보를 해칠 수 있는 논쟁 요소가 많다. 또한 북한은 비핵화가 목표라고 하면서도 핵을 개발해 왔다. 이로 인해 북한에 대한 불신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게 된다.

 

<4월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여부를 보는 기준>

남북정상회담은 남북한 사이에 있을 수 있는 최고의 회담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회담은 현안을 백화점식으로 협의하기 보다는 남북한 관계의 관건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타당하다. 남북정상회담은 당연히 북핵문제를 핵심의제로 다루어야 한다. 그리고 이번 정상회담의 성공과 실패의 기준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확실한 해법을 합의할 수 있는지 여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제 탈냉전 이후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를 방해하고 남북한 관계 발전을 저해했던 것이 북한의 핵개발이었다. 만약 1991년도에 남북한이 체결한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비핵화선언이 실천되었고 북한과 미국 간의 관계정상화가 이루어졌다면 한반도는 이미 해빙되고 한민족은 지금쯤 통일이나 다름없는 상황에 있을 것이다. 그러한 흐름을 막은 것이 북한의 핵문제였다. 지난 1차와 2차 남북정상회담 이후에도 북한은 핵개발을 멈추지 않았고, 이것 때문에 북미관계가 진전되지 못함으로써 한반도의 해빙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북한은 이명박 정부시기에 먼저 정상회담 개최를 제의했으나 비핵화에 대한 결단을 내리지 못해 정상회담 자체가 성사되지 못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북핵문제 해법을 이끌어 내지 못한다면 남북정상회담이 국익에 도움이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한민족 전체를 더욱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갈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 없는 남북한 관계는 사상누각이다. 북한의 비핵화 없이도 남북한 간에 대화와 교류가 이어질 수는 있으나 그것도 금방 공허해진다. 이것은 지난 역사가 주는 교훈이다. 많은 국민들은 이러한 남북정상회담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국제사회도 그러한 남북정상회담을 마땅치 않게 생각할 것이다. 4월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반드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