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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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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윤영관(외교71) 전 외교부 장관 인터뷰. 작성자 admin 작성일 2018.03.12
          

<관세전쟁과 세계정치경제의 미래>

 

(윤영관 외교71, 전 외교부 장관)

 

미국의 트럼프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각각 25%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제 관세전쟁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으로 세계 여론이 들끓고 있다. 자유무역은 2차 대전이후 미국이 주도한 국제경제 질서의 기본 원칙이었다. 그 대세 속에서 세계경제도 한국경제도 성장을 구가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그 대세를 뒤집고 있다.

 

아담 스미스는 18세기 당시 유럽의 중상주의 흐름을 거부하고 자유무역이 진정한 국부의 원천이고 모든 국가에게 이득을 가져온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러한 명제의 국내정치적 함의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자유무역으로 인해 경쟁력이 있는 산업 분야는 수출로 이득을 보지만 경쟁력이 떨어지는 산업분야는 손해를 본다. 그런데 국가단위로 그 이익의 총합과 손해의 총합을 합한 것이 플러스가 된다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자유무역 국가의 정부는 이득 보는 집단에서 세금을 거두어 손해 보는 집단, 즉 국제경쟁력이 떨어져 실업한 노동자들에게 사회안전망 제공, 직업 재훈련과 재교육을 통해 경쟁력 있는 다른 분야로 전직할 수 있도록 돌봐줘야 한다. 그래야만 그 국가 내부적으로 정치적 통합과 안정이 이루어진다.

 

미국이 당면한 문제의 핵심은 오랫동안 이러한 노력을 게을리 했다는 점이다. 정부와 정치인들이 중서부 동북부의 쇠락한 산업지대의 노동자들의 삶을 보살피고 재활하도록 적극 지원하는 일을 소홀히 한 것이다. 그들의 분노가 치솟을 때까지 방치했고, 결국 트럼프가 그 분노를 활용하여 대선에 승리했다.

 

이처럼 핵심은 미국 내부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당선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책임을 이민과 외국으로 돌리고 있다. 미국의 전체 국익이나 세계경제의 미래보다 중서부 동북부 산업지대의 지지자들에게만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고관세를 매기면 피해 입은 상대국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지금 유럽연합과 캐나다, 중국 같은 나라들도 보복을 준비하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결국 세계무역은 축소될 것이고, 실업율도 늘어날 것이다. 미국에게도 아메리카 퍼스트에 정반대되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그래서 많은 경제학자들이 미국 정부의 관세 부가를 어리석은(stupid)”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세계 역사는 오래전 이미 비슷한 경험을 했다. 19306월 미국의 허버트 후버대통령은 1028명 경제학자들의 반대 청원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헨리 포드 자동차 회장이 경제적으로 어리석은 짓(an economic stupidity)”이라며 애걸했는데도 불구하고 2만 개의 수입품목에 고관세를 매기는 스무트-홀리(Smoot-Hawley)관세법안을 재가했다. 상대국들은 즉시 보복했고 그 결과 1929년에서 1933년 사이에 미국의 수입은 66%, 수출은 61%, GNP1031억 달러에서 556억 달러로 감소했다. 대공황 속에서 중산층은 약화되고 유럽과 일본에서는 나치즘과 군국주의자들이 집권하여 2차 대전으로 치달았다.

 

역사의 교훈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에서 비롯된 어리석음의 행진은 다시 반복될 것인가? 그것이 지금 세계정치경제가 당면한 핵심 질문이다.